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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대응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이끄는 미국 에너지 전환 2025

by 기후지기 202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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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탄생 배경과 핵심 내용

1) 역사적 맥락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2022년 8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주도하여 통과시킨 법안입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미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재정적·정책적 수단을 활용해 인플레이션 억제와 동시에 경기 부양 및 구조적 전환을 꾀하게 된 것이죠.

그러나 이 법안의 의미는 단순한 물가 안정책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IRA는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핵심으로 하는, 일종의 ‘그린 뉴딜’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태양광·풍력·수소·배터리 등을 비롯한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기술에 대한 보조금과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전기차·청정제조업·에너지 효율 개선 등에 이르는 폭넓은 분야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게 됩니다.

2) 주요 조항과 목표

  •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 설치, 배터리 제조, 전기차 생산 등 친환경 산업 전반에 걸쳐 세액 공제(ITC, PTC 등)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들의 생산·투자 비용을 낮춥니다.
  • 온실가스 감축: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약 40%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 그린 일자리 창출: 청정에너지 분야 일자리를 수백만 개 창출함으로써, 기후위기 대응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노린다는 계획입니다.
  • 제약·의료 비용 절감: 법안의 일부는 약값 인하와 같은 의료 분야 개혁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취약계층의 부담을 줄이고, 연방 재정을 건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완화한다는 취지입니다.

2. IRA가 이끄는 미국 에너지 전환의 양상

1) 신재생에너지 투자 급증

IRA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분야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 시설 확대입니다. 태양광·풍력 발전 사업자들은 세액 공제 및 직간접적 보조금을 통해 한층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발전소 건설 비용과 장비 도입 비용을 낮춰, 신규 진입자에게도 매력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특히 미국 남부·중서부 지역은 햇빛과 바람 자원이 풍부하며, 땅값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장점을 살려 대규모 태양광·풍력 단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즉 배터리 산업에 대한 지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에너지 효율과 전력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2) 산업 생태계 재편

청정에너지 시장이 커지면, 이에 맞춰 부품·소재·설비 제조업이 함께 성장하게 됩니다. 예컨대 태양광 패널을 만드는 데 필요한 폴리실리콘이나 웨이퍼, 풍력 터빈의 블레이드나 기둥 제작, 에너지 저장장치에 활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등 전방위 산업에서 새로운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덕분에 미국은 과거 해외(특히 중국)에서 주도하던 태양광·배터리 제조업을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내 공장에서 만들면 세제 혜택을 주겠다”라는 조건부 지원이 IRA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미국이 에너지 기술·제조업 분야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3. 2025년에 주목해야 할 변화

1)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

IRA를 통해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전기자동차(EV)입니다. 이미 테슬라,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에 발맞춰 충전 인프라도 급속도로 확충되고 있습니다.

  • 보조금·세액공제: IRA에서는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높은 수준의 세액 공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를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고, 시장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 배터리 소재·부품 공급망: IRA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리튬·니켈·코발트 등)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조달되어야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탈중국화’로 불리는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북미 지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들어서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 청정수소·탄소 포집 기술(CCUS)의 부상

IRA는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청정수소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같은 혁신 기술에도 상당한 예산을 배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하 저장소에 격리하거나 산업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한층 빠르게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청정수소 투자 확대 : 수소를 생산할 때 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면 '그린수소'를, 천연가스 개질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면 '블루수소'로 분류됩니다. IRA는 이와 같은 청정 수소 생산에 세금 혜택과 보조금을 대폭 강화해, 2025년쯤에는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CCUS관련 세액공제 : IRA는 탄소를 포집하는 시설 건설에 세액 공제를 제공하는 등, 해당 기술의 초기 시장 형성에 핵심 동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5년쯤이면 미국 내 주요 산업단지 인근에서 CCUS실증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일부 상업화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3) 전력망 현대화와 분산형 에너지 자원(DER)

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가 필수적입니다. IRA는 이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 항목도 포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력망을 고도화하고 분산형 에너지 자원(DER, Distributed Energy Resources) 관리 시스템도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4. 잠재적 쟁점과 불확실성

1) 정치적 변동 가능성

2024년 대선을 비롯해 미국의 정치 지형은 유동적입니다. 민주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IRA가 공화당 주도의 의회나 대통령 당선 상황에 따라 축소·개정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기업들은 IRA 혜택이 장기적으로 보장될 것인지에 대한 정책 안정성을 면밀히 주시해야 합니다.

2) 글로벌 무역 분쟁 우려

IRA가 “미국산 제품”과 “북미 생산”에 지나치게 큰 혜택을 준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EU)이나 한국·일본 등 FTA 동맹국들이 자국 산업에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무역 분쟁이 발생하면 세계 무역 기구(WTO) 규정에 따라 조정이 필요할 수도 있고, 해당 갈등은 각국의 보조금 정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원자재 및 인력 확보 문제

태양광·배터리·풍력 등 청정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발적이라면, 역으로 리튬·니켈·코발트 같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거나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문 인력을 적기에 충원하지 못해 프로젝트가 지연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는 2025년 이후 IRA의 정책 효과가 기대만큼 실현되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5. IRA가 열어갈 2025년의 에너지 전환 청사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물가 안정책이라는 명칭의 이면에, 미국의 에너지 전환과 제조업 부흥이라는 대담한 전략적 목표를 품고 있습니다. 전기차, 태양광, 풍력, 청정수소, 탄소 포집(CCUS) 등 미래 핵심 산업에 대규모 자본이 흘러들어 가면서,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은 IRA 통과 3년 차로서, 법안의 영향이 가시화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입니다.

  • 전기차 판매가 내연기관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충전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촘촘히 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태양광·풍력 발전 시설 확대로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력 믹스에서 크게 올라가고, 그에 따른 전력망 현대화가 필수 과제로 대두될 것입니다.
  • 청정수소·CCUS 분야가 점차 상업적 가능성을 검증하며,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 목표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 모든 긍정적 시나리오가 실제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을 넘고, 글로벌 무역 갈등이나 원자재 공급난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RA가 지금껏 미국 역사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대규모 청정에너지 투자 정책이라는 점, 그리고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국제사회의 흐름과 맞물린다는 점은 향후 미국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을 선도할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결국, 2025년을 기점으로 미국 내 청정에너지 시장과 기술 생태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2050 넷제로(Net Zero) 달성 여부와 더불어 세계 경제 패권 구도의 방향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IRA라는 거대한 정책 실험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며, 미국의 내부적인 정치 공방과 국제적 협력·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그 결과가 서서히 드러날 것입니다.

앞으로 2025년에 이르기까지, 기업과 투자자, 그리고 각국 정부는 IRA에 따른 미국의 에너지 전환이 어떤 식으로 구체화되는지 면밀히 주시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이끄는 미국 에너지 전환”은 단지 미국 한 나라의 미래가 아니라,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과 경제질서 변화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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